설윤혜 작가는 ‘휴머니즘적 감성’을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다. 그의 작업의 모티브는 ‘아프리카’이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뒤엉켜있는 곳이자 가장 휴머니즘적인 감성이 흐르는 곳이라고 그는 여겼기 때문이다.작가는 작품 속에 아프리카인들의 원시성과 역동성을 담아내기 위해 관념적인 형과 색으로 이루어진 조형적 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이를 위한 작업 방식으로 캔버스 천을 벗겨서 프레스기로 찍어낸 다음, 색을 입히고 그것을 조각을 하고, 또 파거나 문지르는 작업을 반복해오고 있다.이를 통해 형성된 다양한 색채의 점과 궤적이 화폭 속에서
정기옥 작가는 혼합된 안료의 물성으로 만들어낸 입체 큐브 입자들을 통해, ‘공존‘이라는 화두로 미니멀 추상회화 작업을 하는 작가다.‘공존’은 하나 이상의 것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며, 서로 도와서 함께함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은 무의식의 기억에 묻어나는 시간의 결합체이기도 하며, 자연이나 예술에 담긴 본질이기도 하다. 정기옥 작가가 그려낸 ‘공존’은, 작가에게 잠재된 기억 속 이미지인, 모내기철 모판에서 볍씨가 발아하여 수많은 새싹들이 빼꼼이 세상에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물을 보고 그것을 쉽게 기억하기도 하고, 동시에 잊어버리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오래 보아온 것도 기억하지 못 하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스쳐본 것도 뇌리에 깊게 남는 경우가 있다.박준은 작가는 어릴 적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와드리며 보아왔던 메밀밭, 보리밭 추억이 오랫동안 기억에 깊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의 작업 속에 주로 등장하는 메밀밭은 그에게 있어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요하는 공간이자, 생명감이 충만한 낙원으로 향하는 길이었으며, 생명의 나무가 있는 동산으로서의
코로나 19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물론, 회사, 학교, 사회, 경제 등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누려왔던 많은 것들이 소중하고 그리워지는 시기이다. 그래서일까? 비대면의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사람과 사람,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집’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하는 문현숙 작가의 작업이 평범하지만 따뜻하고도 소중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생기는 희노애락과 표정, 그리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을 ‘연결’, ‘상상’, ‘사이’, ‘공유’를 모티브로 화폭에 담아내고
이예람 작가에게 있어 삶이란, 새로운 문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 하루의 일상이 새로운 삶으로 다가오듯이, 그의 그림 작업은 새로운 문으로 향하는 과정이다.그는 삶의 여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만남, 경험들을 아름답게 형상화하는 작업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하나의 ‘아름다운 여정’으로 경험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한다.그는 다채로운 색상의 향연, 임파스토 기법(유화물감을 두껍게 칠하여 질감 효과를 내는 회화 기법)으로 화면에 축적한 물감의 생생한 물성, 수많은 붓질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얻는 데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그 중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일상 속 찍은 사진을 손쉽게 변형하고 가공할 수 있는데, 이는 대중적이고도 보편화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찰나의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변형하고, 저장하고, 공유하여 넘쳐나는 이미지가 현실보다 더 현실이 된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왜 김상덕 작가는 쉽게 수정할 수 없고 상당한 양의 장비가 들어 찍기도 어려운 ‘콜로디온 방식’을 선택했을까?‘콜로디온 방식(Wet Plate Collodion Process)’, 습식유리원판이라고
정은율 작가는 어떠한 대상에 담긴 의도나 의미보다는 ‘색’과 ‘형태’를 통해 이미지 그 자체가 주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화폭에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가 그려낸 풍경들은 ’색’과 ‘색’의 대조적 만남 혹은 어울림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 서로 다른 형태들이 화면 안에서 적절히 자리 잡아 균형을 이루는 순간들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주제 의식으로부터 벗어나 이미지 그 자체로의 표현이 19세기 ‘인상주의’와도 일맥상통한 것 으로 볼 수 있지만, 정은율 작가만의 작업의 의의와 변별성은 끊임없는 작업의 디지털화 시도를
변경희 작가는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라는 주제로 인간과 세계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시각을 제시하는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다. 그는 인간 삶 가운데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형상화하기 보여주기 보다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적이며 상징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작업 과정에서 그가 첫째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점’이라는 조형 요소이다. 작품 명제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는 ‘점’은 변경희 작가의 작업 중 대부분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작업의 중심적 조형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점’이라는
김세정 작가는 향기를 나누어주는 ‘꽃’의 작가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꽃이 피고 지는 순환의 법칙과 생명의 고귀함을 화폭에 담아낸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삭막한 세상 속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아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작가는 말한다.그의 작품을 조용히 감상하고 있노라면 "맑다", "순수하다", "애절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가에게 꽃의 의미는 단순한 예쁨이나 아름다움이 아니다. 형형색색 꽃은 각기 다른 인생의 삶을 의미한다. 다르게 살아온 저마다 사람들의 인생을 정성스럽게 표현하듯 화폭에 담아놓은 그의 작업은 주변 사람들의 모습
우리는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간의 이해를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라는 사회적 고리를 형성하며 살고 있다. 이렇게 형성되는 '인간관계' 속에서 개인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찾거나 채워가며 자신의 이데아를 완성해 간다. 이렇듯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감정들, 이를테면 이해와 오해, 포용과 배척, 사랑과 증오,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 따위로 점철된 대립 항의 두 가지 성질 즉, '인간의 양면성'을 접하게 된다. 이런 양면적 대립 항의 감정들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생성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사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지 조차 생각할 겨를이 없이 하루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 이문배 작가의 작품은 우리들에게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고,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의 작품 세계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기다림이 묻어난다. 우리가 시간에 쫓기느라 찍지 못했던 쉼표가 존재한다.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관해서다. 그의 작품 ‘고요의 소리’엔 늘 화분이 놓여 있다. 자연 속에서 뿌리째 흔들리며 지탱하는 식물과 달리 화분 속 식물은 고요하다. 그는 ‘갇힌 자연’의 모습이 현대인의 그것과 닮았다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와 공간, 역사를 초월하여 인간은 다양한 동물을 마음 속에 새겨두고, 또 숭상해왔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도 신들을 상징하는 동물들이 있었고, 중세 르네상스 시대에는 말이나 양들을 신성한 상징으로 형상화 했다. 우리나라의 십이지간지를 비롯한 동물을 담아낸 민화 역시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정미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은 자신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는 신화나 소설,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된다. 그의 작품세계는 전반적으로 동물을 소재로 함과 동시에, 앞서 언급한 미술작품의
강은진 작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한 현실 공간을 일상적 질서에서 벗어난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업의 소재들은 작가 개인의 기억 속에 내재된 것들에서 비롯되는데, 특히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작품 속 주요 모티브로 자주 등장한다. 화장실은 그의 작업에서 인간이 자신의 내면세계와 대면하는 공간이자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안식처로써의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일상을 초월한 초현실적 공간의 표현을 위해 반복되는 곡선과 식물 패턴, 그리고 기묘한 모습의 동물들, 우수에 젖은 소녀 등을 그려내는 등,
김진희 작가는 여성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여성성을 재해석 해내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다. 그의 관심은 개인과 우주 사이의 관계이다. 그는 ‘존재하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내가 여성으로써 존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개별자로서의 나는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가?’ 에 대한 실존적 물음에서 출발하여 동양의 고대 철학인 음양론에 귀결된다. 예로부터 여성은 음에 해당하며 생명의 근원인 대지 혹은 물과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물은 반드시 낮은 곳을 향해 온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발아시키며 양육하는 존재가치를 지니는
이연호 작가 그림의 주제는 자연이다. 하늘과 구름, 바람, 꽃, 햇살이 우러나는 화폭 위에 붓질을 하는 순간 순간 작가의 마음결의 울림과 그 결에 담긴 염원들이 읽힌다. 그의 붓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깊숙한 자연의 내음이 실린 바람결이 우리를 감싸며 그 어느 곳보다 푸근한 자연이 품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작가가 그려내는 자연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잠재된 내면 속에 꿈꾸어왔던 대상이다. 소재가 그림에 담겨 있는 것은 자연의 묘사이기 이전에 존재에 대한 깨달음과 개인적인 기억과 감성에 대한 기록이다.
장자(莊子)가 혜자(惠子)와 함께 호수의 돌다리 위를 노니는 중 장자가 말했다. “피라미가 나와서 한가로이 놀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물고기의 즐거움일세”혜자가 말했다.“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 수 있겠는가?”장자는 “자네는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라고 답했다. -장자(莊子) (외편外篇) 中 말이란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이자 전달을 위한 수단이지만, 말로서 전해지는 과정에서 참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뿐일 것이다. 그리고 그 참이라
음악은 예술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다. 음악가는 음을 모아 화음의 연결인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듣고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음 자체는 구체적 이미지를 묘사하지 않는다. 음을 가지고 음악가들은 어떻게 구체적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음을 배열하고 조합해내는 기술에 의해 가능하다. 이를 작곡이라 하는데, 구성의 진수를 보여주는 예술이다. 그래서 작곡과 구성을 콤퍼지션(composition)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미술에서도 음악의 이러한 태도를 따라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인상
김소연 작가가 그동안 꾸준히 집중해 온 관심사는 '자연'이다. 작가는 자연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캔버스에 한지를 매체로 뭉치고 붙이고 유화적 기법을 적용하는 등 수 많은 기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방식을 완성했다.그는 본래 자연의 형상으로부터 작업해 왔으나 근래에는 자연 자체의 외적 이미지 보다는 자연의 흐름이나 자연의 생명력과 같은 그 속에 함축된 비가시적인 것들에 주목하고, 외적 형상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추상적 요소들로 표현해내고 있다. 이는 작업의 본질이 대상의 묘사보다 색채나 선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 속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 중 하나가 ‘초현실주의’(20세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문학·예술사조)적 표현이다. 과거나 현대나 환상과 몽상으로 추구되는 이상의 세계를 어느 화가이든 상상해봤을 것이고 그려보고 싶을 것은 주된 소재일 것이다. 권희은 작가 역시 이러한 대표적인 작가 중 한 사람이다.권희은 작가는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데페이즈망 기법, 즉 물체를 일상적인 질서에서 떼어내어 엉뚱한 곳에 놓아 심리적인 충격을 주는 방식을 통해 자
‘마티에르(작품 속 재료의 질감)’는 서사이다. 색채도 형태도 묘사도 그림에서 중요하지만 마티에르는 표현매개이기보다 그 자체로 서사로 읽히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묘사의 역할로서 대상의 질감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화면 전체를 이끌며 이야기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색상도 형태도, 작가의 의지로도 다 하지 못하는 것을 마티에르는 이야기하는 것이다. 박시유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면 이러한 부분이 잘 드러난다.박시유 작가는 해바라기와 태양 볕을 모티브로 '빛의 향연'을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이다. 오랜 시간동안 해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