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뒷전 밀린 판화? 직접 보면 '친근하고 신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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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뒷전 밀린 판화? 직접 보면 '친근하고 신선하네'
  • 엄진성 기자
  • 승인 2020.05.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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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시 '판화, 판화, 판화' 전경


판에 형상을 새기고 잉크를 바른 뒤 종이에 찍어내는 형식의 그림을 판화라 부른다. 나무, 돌, 금속 등 어떤 재질이든 형상을 낸 판만 있다면 몇 번이고 찍어낼 수 있는 '복제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판화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판법의 발전을 통해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매체로 각광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학교에서는 직접 판화를 찍어내는 교육도 받을 만큼, 관심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최근 기본 회화 등 주류는 물론 미디어아트 등 새롭게 떠오르는 장르가 주목받으면서 판화의 인기는 수그러들었다. 그렇게 판화는 미술계에서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외되고 있는 판화를 많은 사람들에 알리고, 그 매력을 보여주고자 했다. 오는 8월16일까지 경기 과천시 소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13년 만의 대규모 판화 주제전 '판화, 판화, 판화'를 열게 된 배경이다.

전시장에는 국내 현대 판화를 대표하는 작가 61명의 작품 100여점이 놓였다. 전시는 책방, 거리, 작업실, 플랫폼 등 4가지 공간을 주제로 완성됐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시 '판화, 판화, 판화' 전경.

 


전시를 기획한 최희승 학예연구사는 13일 "판화가 미술계에서 점유하고 있는 '넓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에, 장소라는 개념을 전시에 대입해봤다"며 "판화의 자리는 어디가 돼야 할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결과, 일상과 밀접하게 존재해온 판화의 장소로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된 곳들을 골랐다"고 말했다.

책방에서는 판화로 제작된 아티스트북을 비롯한 인쇄문화와 판화의 관계를 나타낸 작품들이, 거리에는 사회적인 이슈와 판화의 만남을 통해 예술이 일종의 미디어로 기능했던 작품들이 전시된다. 각 장소에는 강애란 김상구 김억 김홍식 등 작가와 오윤 홍선웅 등 작가의 작품이 나온다.

작업실에서는 타 장르와 구분되는 판화의 고유한 특징인 다양한 판법들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플랫폼에서는 동시대 미술 장르 중 하나로서 확장된 판화의 면모가 소개된다. 각 장소에는 이영애 임영길 등 작가와 강동주 김인영 등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우리 전통문화를 돌아보면 세계 최고의 인쇄술, 제지술을 가진 나라였다"며 "큰 의미로 찍는다는 문화행위의 연장선에서, 일종의 종주국 같은 우리나라에서 소홀히 대했던 판화라는 장르를 본격 조명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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