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수 작가의 'more flower-pink'
강연수 작가의 'more flower-pink'

꽃의 아름다움은 꽃의 실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꽃은 그저 한낱 흙에 뿌리를 박고 지탱해 있는 불안한 존재이다. 꽃의 아름다움은 인간 문화 속 관념의 형태로 포장되어 규격화된 언어로 나타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를 부정한다. 꽃의 자태와 향과 색이 절대적으로 아름답지 않느냐는 식으로 반론한다. 그것은 그저 맹목적인 인식이며 꽃의 자태와 향과 색의 아름다움도 미학주의 관념 속에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길들여진 이러한 습성은 비단 꽃식물에 대한 관념만이 아니다. 주로 감성에 의존해 이루어지는 판단들이 대부분 이러한 경로에 노출된다. 꽃이 아름답다는 말이 일반화되다 보니  ‘꽃잎의 빛깔이 예쁘다'가 아닌 '명암의 깊은 맛이 난다’거나 ‘꽃에서 향기가 난다'가 아닌 '냄새가 난다’라고 하는 표현이 상식에 어긋난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강연수 작가의 꽃은 이러한 일반화를 넘어섬과 동시에 명암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강연수의 꽃은 실체가 아닌 이미지로 보여준다. 그래서 강연수 작가의 꽃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향기나 색채, 형태감이 보여주는 관념 또는 언어의 프레임이 정형화되고 일반화된 형태가 아니다. 이러한 점들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고 또 집중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강연수 작가의 'more flower-red(2)'
강연수 작가의 'more flower-red(2)'

‘more flower-red(2)'를 유심히 관찰해 보면 이 작품 속에는 수많은 색감을 가진다. 그래서 어떤 빨강은 하양보다 밝게 빛나고 어떤 것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빨강의 심연을 지닌다. 그래서 이 빨강의 형상은 너무나도 다채롭다. 이러한 효과는 작품의 형상에 특별히 응시하도록 장치되어있다. 이것은 단순히 명암의 대비에서 보여주는 도식화된 차이가 아니다. 빨강의 토대위에 황홀하게 빛나며 재해석된 꽃의 아름다움은 그 어떤 규격화된 형상보다 깊이 있다.

그리고 화면 전체는 마치 일렁이는 물결 같은 느낌도 드는데 그것은 모두 색상의 물결이다.

한지를 재료로 사용하며 한지의 특성인 질기고 부드러운 성질과 깊게 흡수되는 점을 감안하여 색이 고루 번지게 하여 그라데이션을 주고 빛과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의 변화를 추구하여 시각적인 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준다. 또한 이러한 색상들이 어우러져 초현실적인 감흥을 만들어낸다.

이쯤 되면 꽃은 보이지 않는다. 꽃은 적당한 거리에서 생기는 시선의 착란과도 같다.

'바넷뉴먼'이 관람객에게 그의 작품 앞에 더 가까이 서서 색 자체를 보아주기를 원했듯, 그래서 색면을 그린 이미지가 아니라 색 자체의 세계를 들여다보길 요구하듯 강연수 작가의 작품은 더 다가와서 실재의 이미지를 넘어설 때 보이는 비실재의 이미지를 보기를 요구한다.

그조차 건너뛰어 다른 세계를 보길 요구한다. 다른 세계를 만나는 순간이야말로 재현이나 묘사의 회화에서 그것을 벗어나는 회화성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작가 강연수
작가 강연수

◇ 전시 주요 이력

2019_살롱 앙데팡당 한국전, 갤러리K
      _AIAM 에스프리누보전
      _상해 국제아트페어 (중국)
      _서울국제미협 도쿄 한,일 교류전
2018_서울국제미협 도쿄 한,일 교류전
2017_홍콩 컨템포러리 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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