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이 아닌 내면을 보라…현대미술의 각기 다른 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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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이 아닌 내면을 보라…현대미술의 각기 다른 세 매력
  • 강상훈 기자
  • 승인 2020.08.2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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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앙로 '화요일' 설치 전경.(사진 김연제, 아트선재센터 제공)


미술이란 무엇일까. 실재하는 것을 그리거나 만들고, 또는 상상 속의 존재를 창작하는 것? 아니면 그것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풀어낸 것? 사람이 만들어낸 미술이지만, 그 정의는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 계속 확대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3개의 개인전은 앞으로의 미술이 나아갈 방향을 알아볼 수 있는 전시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작가 카미유 앙로(42), 한국 작가 돈선필(36)·이미래(32)는 창작물의 외형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중요시하는 듯하다. 그들은 살아가면서 포착한 일종의 개념에 집중한다.

카미유 앙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일주일'이라는 시간 체계에 흥미를 느끼고, 일주일을 구성하는 요일마다 사회 안에서 정형화돼 반복하는 인간의 행동 유형에 집중한다. 그는 문화인류학과 신화학, 종교, 소셜 미디어, 정신분석이론을 참조 삼아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 '토요일, 화요일'에서는 영상과 설치, 드로잉으로 구성된 토요일과 화요일의 서사를 선보인다.

 

 

 

돈선필 '포트레이트 피스트 (no.2)' 설치 전경.(사진 홍철기, 아트선재센터 제공)© 

 


'토요일'은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고 침수 세례를 거행하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예배 장면과 종교 방송의 녹화 장면을 신경 검사, 식품 광고, 보톡스 시술, 빅웨이브 서핑, 내시경, 시위의 이미지와 결합한 영상이다. 작가는 비극적인 소식을 다룬 뉴스의 실제 헤드라인을 수집하고, 특정 사건사고를 연상할 수 없도록 단어를 해체하고 재배열한다.

'화요일'은 20분 길이의 영상과 일련의 조각, 매트 설치로 구성된 작업이다. 화요일은(Tuesday)의 어원은 북유럽 전설 속 전쟁과 승리의 신을 일컫는 티르(Tyr)에서 출발하는데, 이를 주짓수 선수의 모습과 연결시킨다. 다만 작가는 경쟁과 승리의 환희보다는 긴장감에 초점을 맞춘다. 이외에도 작가는 수채 드로잉 연작 등을 선보인다.

돈선필은 사물이나 캐릭터의 탄생 과정에 대한 이야기 혹은 다양하게 소비할 방법을 고민하고, 사회 현상이나 여러 사건을 '피규어'의 관점으로 정의하는 작가다. 그는 이번 전시 '포트레이트 피스트'에서 오늘날 '얼굴'의 이미지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소비하는지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의 '얼굴'은 흔히 볼 수 있는 눈과 코, 입 등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일본식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처럼, 극단적으로 기호화된 얼굴 이미지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미래 '캐리어즈' 설치 전경.(사진 김연제, 아트선재센터 제공)

 

 


이미래의 전시 '캐리어즈'에 소개된 작품은 다른 두 작가의 작품과 비교해도 가장 독특하다. 그의 대형 키네틱 조각 작품 '캐리어즈'는 동물의 소화기관을 연상케 한다. 이 작품은 흰 점액질의 글리세린을 호스 펌프로 빨아들인다. 그리고 이를 운반하고, 다시 밖으로 뿜어낸다. 이 주변에는 작가의 다른 조각과 영상 등이 설치된다.

작가는 간단한 원리로 작동하는 기계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재료를 함께 다루며 조각과 설치 작업을 해왔다. 이번 작업은인간의 신체 상태를 설명하고, 살아있는 사람이나 생물을 산 채로 집어삼키거나 또는 먹히는 행위에 대한 페티시즘인 '보레어필리아'라는 키워드를 구체화한 것이기도 하다.

다양한 매체, 다양한 개념, 다양한 형식을 갖춘, 그러면서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개성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펼쳐내고 있는 세 작가의 작업은 오는 9월1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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