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고승 실제 모습 조각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국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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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고승 실제 모습 조각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국보 된다
  • 양수진 기자
  • 승인 2020.09.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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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문화재청 제공)

고려 시대 고승의 실제 모습을 조각한 보물 제999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은 국보로, 15세기 한의학 서적 '간이벽온방(언해)'과 17세기 공신들의 모임 상회연을 그린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 등 2건은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된다고 문화재청이 2일 밝혔다.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은 신라 말부터 고려 초까지 활동한 승려인 희랑대사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조각으로서, 고려 1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승의 모습을 조각한 조사상을 많이 제작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희랑대사좌상'이 실제 생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품으로 전래되고 있다.

'희랑대사좌상'은 조선 시대 문헌기록을 통해 해인사의 해행당, 진상전, 조사전, 보장전을 거치며 수백 년 동안 해인사에 봉안된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이덕무(1741~1793)의 '가야산기' 등 조선 후기 학자들의 방문기록이 남아 있어 전래경위에 대해 신빙성을 더해준다.

지정조사 과정에서 이뤄진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의 과학 조사 결과, 이 작품은 얼굴과 가슴, 손, 무릎 등 앞면은 건칠(乾漆)로, 등과 바닥은 나무를 조합해 만들었고 후대의 변형 없이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칠기법이 적용된 '희랑대사좌상'은 육체의 굴곡과 피부 표현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선 후기에 조성된 다른 조각상들과 달리 관념적이지 않고 사실적인 표현이 돋보인다. 또한 마르고 아담한 등신대 체구, 인자한 눈빛과 미소가 엷게 퍼진 입술, 노쇠한 살갗 위로 드러난 골격 등은 매우 생동감이 넘쳐 생전의 모습이 쉽게 연상된다.

'희랑대사좌상'의 또 다른 특징은 '흉혈국인'(가슴에 구멍이 있는 사람)이라는 그의 별칭을 상징하듯, 가슴에 작은 구멍(폭 0.5cm, 길이 3.5cm)이 뚫려 있는 것이다. 이 흉혈은 해인사 설화에 의해 희랑대사가 다른 스님들의 수행 정진을 돕기 위해 가슴에 작은 구멍을 뚫어 모기에게 피를 보시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고승의 흉혈이나 정혈(정수리에 난 구멍)은 보통 신통력을 상징한다.

보물로 지정 예고한 '간이벽온방(언해)'는 1525년(중종 20년) 의관 김순몽, 유영정, 박세거 등이 평안도 지역을 중심으로 역병(장티푸스)이 급격히 번지자 왕명을 받아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처방문을 모아 한문과 아울러 한글로 언해해 간행한 의학서적이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본이며 1578년(선조 11) 이전 을해자(1455년 을해년에 주조된 금속활자)로 간행한 것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병의 증상에 이어 치료법을 설명했고, 일상생활에서 전염병 유행 시 유의해야 할 규칙 등이 제시돼 있다. '간이벽온방(언해)'에는 '선사지기'(왕실에서 하사했음을 증명해주는 인장)가 찍혀 있고, 앞표지 뒷면에 쓰인 내사기를 통해 1578년(선조 11)년 당시 도승지였던 윤두수(1533~1601)에 의해 성균관박사 김집(1610~?)에게 반사(임금이 신하들에게 물품 등을 내려줌)된 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문화재청 제공)

 

 


또 다른 보물로 지정 예고된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46호)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소장품으로, 선조 연간(1567~1608) 녹훈된 구공신과 신공신들이 1604년(선조 37년) 11월 충훈부에서 상회연을 개최한 장면을 그린 기록화이다.

상회연의 신‧구공신은 총 151명으로, 1590년(선조 23년) 2월1일 녹훈된 광·국공신과 평난공신 42명, 1604년 6월25일 녹훈된 호성공신, 선무공신, 청난공신 109명을 말한다.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총 4폭으로 구성됐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 예고한 문화재 총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를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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