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걸린 작가, 그가 할 수 있는 건 '초상화 그리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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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걸린 작가, 그가 할 수 있는 건 '초상화 그리기'뿐
  • 박상용 기자
  • 승인 2020.10.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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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모티머 'Head' 연작.(스페이스K 제공)


영국 화가 저스틴 모티머(Justin Mortimer, 50)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그는 회복했지만, 감염된 시기에는 작업실에 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했다. 이같은 코로나19는 작가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불안과 걱정을 절정에 달하게 했다.

현대 사회의 무질서를 화폭에 담아내는 저스틴 모티머는 이를 그림으로 담아내려 했다. 그런데 방역 장비를 갖추고 보호복을 입은 사람들을 화폭에 노골적으로 그릴 수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감정적인 접촉을 느낄 수 있는 친밀한 그림과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Head' 연작이 탄생했다.

저스틴 모티머의 한국 첫 개인전 '투모로우'(Tomorrow)가 열리고 있는 경기 과천시 소재 코오롱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과천에는 작가의 이런 고민들과 현실이 담긴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작가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예의 주시해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예술가가 변화하는 현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전시된 작품들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부상병, 시리아 난민, 미국 인종 갈등으로 유발된 폭동, SNS 상의 가짜 뉴스 논란, 코로나 사태 등 다양한 시기에 벌어진 사건들을 주제와 소재로 삼아 제작한 것들이다.

 

 

 

 

'투모로우' 전시 전경.(스페이스K 제공)

 

 


'Head' 연작 말고도 감염병 관련 작품은 또 있다. 산악 지대를 배경으로 한 2점의 연작 'Outside'이 그것이다. 이 연작은 광활한 산비탈에서 펼쳐지는 방역 작업을 풍경화처럼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모두가 꿈꾸는 이런 평화롭고 목가적인 공간에서 과연 유행병이 어떻게 비춰질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작가는 산악 지역이 70%를 차지하는 한반도의 특이한 지형과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산이 지니는 민속 문화사적 중요성을 이해하게 됐다며, 이 작품을 통해 산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경건심을 꼭 언급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작가는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자료를 찾아 세계적 사건들에 영향을 그림의 시작점으로 삼아 일종의 콜라주를 구성하는 작업 등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친다.

스페이스K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과 함께 인종적 계층적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요즘, 저스틴 모티머의 개인전은 우리 사회의 '내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11월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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