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자 / 서미경 作
시간여행자 / 서미경 作

서미경 작가는 도시와 인간관계를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다.

그는 캔버스 위에 단순화된 색채와 형상, 화면에 대립되는 선들과 면을 이용해 도심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들의 기쁨, 행복, 외로움, 슬픔, 고독 등의 감정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작가는 “저는 늘 복잡한 도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내고, 일상을 기억해내며,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의 시간 속에서도 한 개인의 본질을 찾아가는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런 작업들이 모여 보는 이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최근 신작인 ‘시간 여행자’ 연작을 살펴보면 기존의 이러한 작품세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결합되는가 하는 질문에까지 다다르게 한다. 시각 이미지는 공간으로 드러나는 반면 시간은 의식의 측면이 강해서 형상으로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은 특성을 가지는데 그의 작업에서 읽어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어떤 것일까.

작품을 통해 대상의 사실적 형태감 보다는 하나의 이질적 형태로 드러나는 순간의 경험을 하게 하는데 그것은 사물도 물질도 아닌 것이 드러나는 공간이며 순간으로서의 시간이다. 대상으로부터 벗어나 순수한 시각 이미지를 만나는 순간을 지나면 그 형태는 이미 아는 형태, 사물로 바뀌어 인지된다. 그것은 시간으로서도 공간으로서도 지금과 다른 것이다. 그것은 사물이라는 본질에서 보면 동일한 지금이지만 그 존재를 인지한다는 면에서 보면 언제나 다른 지금이다. 그가 그리는 것은 어떤 사실과 무관한 순수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 판단은 평면적인 분할 형태들로 보이는 작업방식에서 보다 뚜렷이 들게 한다. 평면의 단조롭고 명백한 대조와 형태들은 화면 전체를 평면적으로 균질화 시켜 버린다.그것은 정지된 어느 순간의 이미지라고 작가는 말한다.

유사한 형상의 연작들이 이러한 맥락과 함께하는데 이는 시선의 이동이자 공간과 시간에 대한 지각이다. 지금이 이제의 지금, 다음의 지금, 그 다음의 지금이라는 연속성으로서의 시간이 성립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시간은 지금의 이해과정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시간에 대한 가장 극명한 인지는 지금에 대한 지각이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충만한 실재성을 가지고 우리와 직접적으로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와 함께, 즉 나와 구별되지 않은 채로 함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구별을 전제하는 입체나 형태보다는 평면의 균질화로 나타난다. 이는 곧 시간과 공간에 대한 순수한 지각으로 이끌고, 세계에 대한 의식의 깊이로 이끌어간다.

변화 없는 시간이 없고, 형상 없는데서 변화가 있을 수 없듯이, 그의 작업은 지금에 대한 자신의 이해와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작가의 응시의 끝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놓여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작품 속에 내재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의미를 관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가 서미경
작가 서미경

◇ 전시 주요 이력

2020_ 아! 대한민국“미술인의 힘전 (옹기그룹 아트센터/미술관 초대전)
      _ 한국여성작가 정기전 (인사아트프라자)
      _ 세미원 초대전 (세미원 3층 기획전시실)
2019_ 개인전 세종대학교 석사학위 청구전 (세종갤러리)
      _ 세종회화제소품전 (인사동 마루갤러리)
      _ 더 드림 아트 페스타 (창동플랫홈갤러리)
      _회화 도자기 중견작가 35인전 (국회의원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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