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백복(百壽百福)1 / 권희은 作
백수백복(百壽百福)1 / 권희은 作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 속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 중 하나가 ‘초현실주의’(20세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문학·예술사조)적 표현이다. 과거나 현대나 환상과 몽상으로 추구되는 이상의 세계를 어느 화가이든 상상해봤을 것이고 그려보고 싶을 것은 주된 소재일 것이다. 권희은 작가 역시 이러한 대표적인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권희은 작가는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데페이즈망 기법, 즉 물체를 일상적인 질서에서 떼어내어 엉뚱한 곳에 놓아 심리적인 충격을 주는 방식을 통해 자유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더불어 초현실주의의 주된 특징인 사실주의, 더 나아가 극사실주의적 표현기법을 통해 사실과, 환상을 연계한 초자연적, 초인물적 초물상적 화면 구성으로 시각적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

작가는 고전적 테마와 현대적 풍경의 결합을 통해 깊은 시각적 효과를 얻어내고 있는데, 작품 속에 주로 등장하는 불상, 철마, 소 장식물, 인물조상, 상자 등은 다분히 고전에서 차용된 소재들이다. 거기에 많이 등장하는 하늘은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자 현상적인 대상이다. 또 하나 등장하는 사각의 틀은 현실과 환상(비현실)을 넘나드는 출구를 상징한다. 말하자면 이 사각공간을 통해 그는 상상적 대상들을 끌어들이고 현상적 대상을 위치시켜 무의식의 탐험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가 크게는 역사성, 시대성에 관한 화두이기도 하면서, 적게는 자신의 삶 속에서 환상적 상상의 현실화에 대한 염원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순수무구한 자연과 시공에 대한 회귀열망이 권희은 작가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로 응집된 것이다.

작가가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완성도 높게 그려낸 것은 그의 깊고 섬세한 필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정교하다고 할 만큼 세련된 선묘와 잘 배합된 색면의 효과는 작가의 의도를 살려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조형으로서 완성도를 지닐 수 있도록 한다.

이 밖에도 전통 민화에서 아이템을 추출한 그의 작업은 민화의 한 종류였던 ‘글씨 그림’을 부조화 한 것으로 서양화를 전공한 권희은 작가의 동양 정신, 즉 우리의 것에 대한 관심과 진지한 성찰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기법이나 양식을 따랐으면서도 현대조소의 기법을 가미했다. 예, 의, 치, 효 등 이 문자들은 동양 도덕의 기본과 규범이 되는 것으로서 우리 것에 대해 깊은 애정과 천착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조형법은 서구적이면서도 작업에 대한 기본정신은 우리의 것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작가는 “민화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표현양식이며 보석 같은 가치를 내재한 자유로운 예술세계라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시대에 밝고 자유로운 민화가 치유의 역할을 했듯 제 작품이 관객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해주며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작가 권희은
작가 권희은

◇ 전시 주요 이력

2021_ 조형아트서울 (코엑스, 서울)
      _ 대한민국한류문화원 특별초대전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서울)
      _ 한국미술리더전 (피카디리국제미술관, 서울)
      _ 제휴작가선정공모전 (갤러리K & 갤러리 콩세유, 서울) 
2020_ 민화 그룹전 (쌍용갤러리, 서울)
      _ 광덕아트워크 (화이트블럭천안창작촉,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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