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의 향연 / 변경희 作
점의 향연 / 변경희 作

변경희 작가는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라는 주제로 인간과 세계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시각을 제시하는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다. 그는 인간 삶 가운데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형상화하기 보여주기 보다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적이며 상징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작업 과정에서 그가 첫째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라는 조형 요소이다. 작품 명제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는 은 변경희 작가의 작업 중 대부분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작업의 중심적 조형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이라는 것은 개념상 위치를 표시할 뿐 어떤 면적이나 형태도 갖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작가는 작은 면적일지라도 의 형태를 빌어 을 표시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공간 속에서 개념으로만 존재하고 시각적으로는 비가시적 체계일 수밖에 없는 바로 이 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더 적극적으로 이 '점'을 캔버스 화면 안에 가시화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적절히 부각시킴으로써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작가는 에 대해 이는 자신을 비롯한 인간 개체의 표현이며 모든 유기적 존재가치 속에 녹아 있는 역사적 무형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서 무형물이라 함은 공기처럼 형태가 보이지 않는 사물을 말하는데, 작가가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하게 된 맥락 가운데에서 본다면 작가에게 있어 은 인간과 같은 존재를 표시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형상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한 존재의 가치에 대한 대리적 기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을 하나하나 그려가는 작업을 하면서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자신의 시각 방식에 의해 나열하기도 하여 캔버스 자체를 작은 우주로 만들어낸다. 캔버스에는 이 들과 함께 무질서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페인팅과 드로잉의 흔적들이 덧씌워지거나 남겨지면서 작위와 무위, 질서와 혼돈이 교차되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과 세계의 원리이자 그것의 존재 의미들이 기록되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작가가 그려낸 들은 그 하나하나가 우주이자 세계가 함축된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은 자체로 존재의 위치에 대한 표지가 되고 있으며, 이 점들이 관계하면서 만들어낸 관계 방식에 의해 존재의 숨겨진 의미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원형을 이루며 회전하거나 바둑판처럼 나열된 점의 위치들은 동어 반복적으로 그것이 생성의 장소이자 질서로서의 우주적 공간을 형상화하고 이것의 의미를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변경희 작가는 크고 작은 인연이 우리라는 작은 전체, 그보다는 좀 더 큰 전체, 그리고 보다 거대한 전체로 변하는 과정이 제 작품제작 과정 입니다. 작품을 이루는 은 그러한 개체의 완성 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면에서는 자연이 가진 근원적인 힘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복잡한 기법과 불안정한 형태를 피해, 하나 하나가 모두가 되는, 이 하나의 섬, 하나의 대륙, 하나의 우주를 이루는 그 질서의 아름다움을 제 작업을 통해 구현하고 싶습니다.” 라고 전했다.

 

 

작가 변경희
작가 변경희

 

◇ 전시 주요 이력

2020_ 개인전 그래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 / 사이아트 스페이스, 서울
2019_ 개인전 점과 점과 점 /강북문화예술회관, 서울
      _ 2019-2016 신작중심새아침전 / 금보성아트센터, 갤러리 아리수, 서울
2018_ 개인전 구상전-슬픔아, 안녕! / 갤러리 스페이스 옵트, 서울
      _ 개인전 비구상전-하나의 전체, 전체의 하나 / 강남구민회관, 서울
2014_ 영아티스트파워전 / 충무아트홀 갤러리, 서울
2013_ 홍콩 뱅크아트 페어 (샹그리아 호텔,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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