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디온’ 작업 방식으로 ‘새로움’과 ‘가능성’의 형태를 보여주는 작가 김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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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디온’ 작업 방식으로 ‘새로움’과 ‘가능성’의 형태를 보여주는 작가 김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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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파편 2021 D..J 01 / 김상덕 作
태양의 파편 2021 D..J 01 / 김상덕 作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얻는 데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그 중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일상 속 찍은 사진을 손쉽게 변형하고 가공할 수 있는데, 이는 대중적이고도 보편화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찰나의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변형하고, 저장하고, 공유하여 넘쳐나는 이미지가 현실보다 더 현실이 된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왜 김상덕 작가는 쉽게 수정할 수 없고 상당한 양의 장비가 들어 찍기도 어려운 ‘콜로디온 방식’을 선택했을까?

‘콜로디온 방식(Wet Plate Collodion Process)’, 습식유리원판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진술은 1851년 영국의 프레드릭 스콧 아쳐에 의해 개발되었고, 1880년 이후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유리건판의 확산으로 사라졌다. 즉 30여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세계 사진사에 유통되었다가 사라진 사진술이다. 우리나라에는 1880년대 중반이후 유리건판 사진술이 들어와 상용화되면서 미처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진 기술이 되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 특유의 몽환적이고 비정형적인 이미지의 아름다움에 대한 재발견으로 현재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의 작품활동은 우리나라 사진사의 재구성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습판사진술의 추세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콜로디온 방식은 인화할 때마다 달라지는 인화의 조건 때문에 동일한, 혹은 균질한 사진을 얻을 수 없다. 사실상 인화된 사진은 그것 한 장이 유일한 셈이다. 이미지는 동일하나 현상기법이 주는 의도로 인해 사진의 육체성(인화된 결과물)은 각기 다르다. 김상덕 작가는 동시대 사진 기술을 최대화하는 방식을 버리고 지금의 기술이 드러낼 수 있는 세부들을 오히려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그의 피사체는 인간의 몸이다. 인간의 몸이긴 하나 피사체의 디테일을 지움으로써 사람 냄새를 지워버린 몸이다. 김상덕의 사진 속 신체는 휴머니티를 지움으로써 본연의 존재로 돌아간다. 금기의 대상도, 찬양의 대상도, 쾌락의 대상도, 학대의 대상도 아닌 물리적 존재 자체로서의 인체가 된다. 

사진 속 몸은 관념에 갇힌 몸을 벗어나 작가의 말대로 ‘단백질 덩어리’로 제시됨으로써 그 무엇도 아닌 단지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몸’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의 지위를 자연의 일부로 위치 조정시킴으로써 우리의 몸을 ‘몸’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아날로그 중의 아날로그 방식의 기술을 자신의 작품에 적용시킨 것은 존재 본연의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이를 복제 불가능한 원본의 본성을 가진 사진으로 만듦으로써 이미지의 육체성과 사진의 육체성을 만나도록 했다. 

어쩌면 김상덕 작가는 평론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예술작품의 기술적 복제 가능성의 시대에서 위축되고 있는 것은 예술작품의 아우라이다.’라고 이야기했던 것에 대한 고민과 함께 ‘아우라에 상응하는 기술적 등가물’에 대한 추구를 위해 이 오래된 기술로 돌아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의 창조적 가능성들은 어쩌면 낡은 형식들, 낡은 도구들과 형상화의 영역들에 의해 서서히 발견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김상덕 작가 역시 낡은 도구와 형식을 통해 ’새로움‘과 ’가능성‘의 형태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 김상덕
작가 김상덕

 

◇ 전시 주요 이력

2021_ '태양의파편' / 인덱스갤러리
2019_ '사진의 이유' / 사진공간 배다리
2018_ '유산' / 서담재갤러리
2017_ '사진밖에 (없는) 사진', 인덱스갤러리
2016_ '유산' /  관동갤러리
      _ 포토차이나국제사진페스티발 / 중국 귀주
2014_ '풍경+사람' / 이룸겔러리
2013_ '사물' / 가나아트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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