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검은호랑이해…한민족 삶에 스며든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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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검은호랑이해…한민족 삶에 스며든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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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호도(부분) 부터 순서댈 한글학회가 편찬한 큰사전 3권에 나오는 범 설명, 신선도 민화 


2022년은 검은 호랑이해라고 불린다. 이는 내년이 육십갑자 중에 서른아홉 번째인 임인년(壬寅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임(壬)은 하늘의 기운인 천간(天干)에 해당하며 '검은색, 북쪽' 등을 뜻한다. 인(寅)은 땅의 기운인 지지(地支)이며 호랑이을 뜻한다. 임과 인이 2022년에 합쳐지니 검은 호랑이해라고 부르는 것이다.

호랑이는 산악지대가 대부분인 한반도를 호령하는 맹수였다. 우리 민족은 원시부족국가 때부터 호랑이를 무서워하면서 숭배했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호랑이는 우리의 세시풍속, 민담, 민화 등 생활 곳곳에 함께했다.

또한 음양오행부터 풍수지리까지 우리가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했다. 이는 오늘날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호랑이는 지도자를 뜻하기 때문에 선거철마다 주요 대선후보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호랑이와 연결하고자 노력했다.

검은 호랑이는 실제로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호랑이가 멸종했지만 인도에서는 돌연변이 형태로 태어난 검은 호랑이가 서식하고 있다. 다가오는 임인년 새해를 앞두고 호랑이와 관련한 다양한 풍속을 살폈다.

 

 

 

그림당사주 가운데 호랑이때 설명부터 순서대로 서울의 명당도, 호랑이가 조각된 판석, 강사리 범굿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 음양오행·사주명리·관상·풍수지리 등장하는 호랑이

임인년은 땅의 기운에서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첫해이다. 소띠해인 올해까지 돼지·쥐띠를 포함한 해자축(亥子丑)이 겨울에 해당하고 이어지는 범·토끼·용띠가 새로운 생명력을 싹틔우는 봄으로 간주한다.

아기가 임인년에 태어나면 검은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리더십과 독립성이 강하며 열정적이고 큰 야망을 이룰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호랑이는 풍수지리에서도 동서남북 사방을 수호하는 상징적 동물 중 하나다. 좌청룡·우백호·전주작·후현무. 즉 백호(白虎)가 서쪽을, 청룡이 동쪽, 주작(朱雀)이 남쪽, 현무(朱雀)가 북쪽을 담당한다.

서울이 조선시대부터 수도가 된 것도 풍수지리가 작용했다. 경복궁이 서쪽에 있는 인왕산이 백호에 해당한다. 참고로 북악산이 주산(主山), 남산이 안산(案山), 낙산(동대문 근처)은 청룡에 해당한다.

관상에서는 호랑이 얼굴 또는 '맹호출림형'(猛虎出林形)이 존재한다. 호랑이 얼굴은 이마가 모나고 귀가 작고 입이 크다. 특히 사람을 쏘아보는 눈빛이 좌중을 압도한다. 호랑이상은 일반적으로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외로울 수밖에 없다.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장은 최근 야권 대선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평생 하고 싶은 대로 살았을 백두산 호랑이처럼 관골이 좋지만 입술이 약해 말을 조심하면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평했다.

 

 

 

 

 

 

 


◇ 민족과 함께한 공포와 경외의 대상 호랑이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오랜기간 함께해왔다. 이에 민담, 속담, 민화 등에서 자주 등장한다.

중국의 역사서 '후한서(後漢書)' 동이전에는 '범에게 제사를 지내고 그것을 신으로 섬긴다"고 기록됐다. 호랑이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풍속은 원시부족국가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삼국유사는 호랑이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우리나라 문헌이다. 주로 영웅들의 보호자이자 양육자, 국가 시조의 조력자로 나타난다. 잘 알려진 단군신화를 비롯해 후백제를 창건한 견훤이 어렸을 때 범이 와서 젖을 먹여 키웠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도 호랑이를 산군(山君)이라 하여 무당이 진산(鎭山)에서 도당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보인다. '동국세시기'에서는 '민가의 벽에 닭이나 호랑이의 그림을 붙여 재앙과 역병을 물리치고자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러가지 호랑이 삼재 부적© 뉴스1

 

 


호랑이삼재부적은 이런 민간신앙을 잘 드러낸다. 삼재는 풍(風)·수(水)·화(火)에 의한 재난을 의미한다. 정초의 세화(歲畵)나 부적에 호랑이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호랑이의 용맹성을 바탕으로 벽사행위의 완성을 꾀하려는 의도다.

민화에서는 호랑이가 까치와 함께 자주 등장한다. 호랑이 민화는 좋은 기운을 가져온다는 길상적 의미를 담고 있다. 민간에서는 호랑이그림을 걸어두면 관직이 높은 귀한 아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나무숲에 있는 호랑이그림은 호랑이가 포효하는 모습을 통해 병귀를 쫓고자 했다.

호랑이는 전통 설화 속에서 웃음과 교훈의 대상으로 나타난다. '호랑이와 곶감' '꼬리로 물고기를 잡는 호랑이' '참새 잡는 호랑이' 설화에서 호랑이는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지레 겁을 먹거나, 남의 꾐에 빠져 곤욕을 치른다. 평소에는 산중의 고독한 왕으로 신성시되던 호랑이가 어리석고 우스운 존재로 그려졌다.

속담에는 호랑이가 절대적 권위와 힘을 가진 존재로 등장하기도 하고, 한계 상황의 극한을 상징하는 동물로 나타나기도 한다. Δ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Δ 돈이라면 호랑이 눈썹도 빼온다 등의 속담이 대표적이다. 호랑이는 우리나라 동물 속담 중에서 10.8%를 차지한다. 이는 인간과 함께 살아오다시피 한 개(1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인도 난당카난 동뭉원에서 보호받고 있는 검은 호랑이 

 

 


◇ 검은 호랑이 실제로 인도에 있다

한편 검은 호랑이가 실제로 존재할까? 2020년 11월 인도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수멘 바지파이씨가 오디샤주(州) 심플리팔 국립공원 호랑이 보호구역에서 야생의 검은 호랑이를 촬영했다고 주장해 화제를 낳았다.

하지만 사진 속 호랑이는 인도 난당카난(Nandankanan) 동물원에서 보호하고 있는 검은 호랑이라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은 호랑이는 맞지만 야생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소동에 그쳤다.

야생의 검은 호랑이를 발견했다는 공식적인 보고는 오디샤주에서 무인카메라에 발견된 2007년이 마지막이다. 인도 야생동물연구소는 검은 호랑이가 이 지역에 7~8마리 정도 서식한다 추정하고 있지만 2007년 이후 공식적으로 발견된 적은 없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는 검은 호랑이를 벵골호랑이의 유전적 변이라고 설명했다. 난당카난 동물원에 사는 검은 호랑이는 모두 2마리다. 이들 벵골호랑이 형제는 멜라닌 색소 과다증으로 모든 체모가 검어지는 흑색증의 결과이다.

여담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검은 호랑이보다 흰 호랑이를 신성시하는 측면이 있다. 일부 동물원에서는 백호를 보유하고 있으면 입장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호랑이간의 근친교배를 암암리에 시도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이 과정에서 검은 호랑이가 부수적으로 태어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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