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풍산수(1) / 정연희 作
해풍산수(1) / 정연희 作

정연희 작가는 해풍산수, 바로 바다 바람을 소재로 그리는 작가이다. 해풍이란 육지의 온도가 높아졌을 때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다. 작가는 '거대한 해풍이 육지로 불어온다면 대지의 온도를 낮출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열되고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 지친 우리들에게도 치유의 바람이 불어온다면 인간 내면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그는 대상의 형태를 지우고 움직임과 소리를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보이지 않는 바람, 파도의 흔적, 그리고 그 느낌에 주목하며 추상의 형태 속에 산수와 바다 바람의 움직임을 담았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기에 이러한 작업 방식을 취하게 되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표현 기법으로는 한국의 닥나무 종이로 만든 장지를 이용했는데, 재료적 특성상 수축과 팽창이 자유롭다. 그래서 마치 숨을 쉬는 듯 생동감이 전해진다. 닥은 단순한 바탕으로서의 종이가 아니라 작가만의 작업세계를 섬세하게 담아내는 유연한 표현의 장이다. 결국 바탕이 아니라 하나의 몸짓이다.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재료가 바로 표현인 셈이다.

그리고 그는 종이의 앞면과 뒷면 모두 색을 칠하여 깊이 있는 색감을 표현하고, 한국화 재료와 옻칠 물감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하여 중첩된 질감으로 결과 층을 만들어 시간의 흐름과 깊이감을 더 극대화시켜 표현했다. 작업 과정에서 생기는 요철과 색상, 형태와 흔적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결국 그의 작품 속 재료가 작품 전체의 양식적 특징이나 의미를 만들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다시 깨닫게 한다. 그리고 재료의 물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업들로 만들어지는 외형은 표현의 유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작업 감각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다. 정연희 작가만의 어법으로 산수화를 새롭게 이해하게 하고, 산수라는 전통적 이해에서 더 나아가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수용한 것이다.

정연희 작가는 “눈앞의 답답함을 뒤로 하고 다녀간 바다의 시원한 바람 앞에서 저는 해답이 아닌 질문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왜 바람을 쐬러 가는 것일까? 언제 바람을 쐬러 가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서 저는 바람과 치유와의 연관성을 찾았습니다. 제 작업을 통해 많은 관객들이 치유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작가 정연희
작가 정연희

 

◇ 전시 주요 이력

2022_ 36.5도 초대기획전 (서울 아트필드갤러리)
2021_ ‘불어오다.’초대展 (부산 갤러리별일)
      _ MOAF 문래원앤온리아트페어 (서울 갤러리문래)
      _ 36.5℃3인전 (서울 연우갤러리)
2020_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서울 나인트리프리미엄호텔)
      _ Abstraction-‘너에게 보내는 나’ 기획전 (서울 마루아트센터 3관)
2019_ 중국 광동아트페어 ‘ART CANTON’ (중국 광동 국제 무역컨벤션 센터)
      _ 중국 아모이아트페어 (샤먼 국제컨벤션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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