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원형어워드 당선작 마을 소회(강내균 作)

한국장애예술인협회(방귀희 회장)는 2022년 구상솟대문학상에 설미희 시인, 이원형어워드에 강내균 화가가 선정됐다고 1일 발표했다.

◇2022년 구상솟대문학상

올해는 구상솟대문학상에 41명이 응모해 예년에 비해 응모자가 많았다. 이는 ‘장애예술인지원법’ 제정으로 장애예술인들의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한국장애예술인협회는 분석했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10명의 응모자 작품을 2022년 구상솟대문학상 심사위원회 맹문재(시인·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유자효(시인·구상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이승하(시인·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위원의 철저한 심사 결과 설미희 시인이 최고점을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맹문재 교수는 “설미희 시인의 시 쓰기는 단순한 취미나 재능의 표현이 아니라 생을 영위하고자 하는 절박한 바람이면서 구체적인 행동이기에 폐부를 찌른다”고 극찬했다.

설미희(여·1965년생·뇌 병변 장애)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고 한동안 시간이 멈춰버렸다. 고된 삶을 버티며 여기까지 오게 한 문학이란 벗이 참으로 좋다”고 기쁨을 표했다. 설미희 씨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2009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을 소설로 수상해 필력을 인정받았다.

1991년 ‘솟대문학’ 창간과 함께 솟대문학상을 제정해 운영하다가 故 구상 시인께서 솟대문학상 발전 기금으로 2억원을 기탁함에 따라 2005년에 명칭을 ‘구상솟대문학상’으로 개칭해 오늘에 이르는 구상솟대문학상은 장애인문학의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만원이 수여되며, E美지와 솟대평론에 소개된다.

◇2022년 이원형어워드

올해로 5회를 맞는 이원형어워드는 모두 11명이 응모한 가운데 강내균 화가가 선정됐다. 2022년 이원형어워드 심사위원은 김미경(서양화가·본 협회 이사), 박현희(성산효대학원대학교 HYO예술융합학과 교수), 석창우(수묵크로키 화가) 등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현희 교수는 “강내균 작가는 일상적 주제를 독창적 해석으로 이끌었다”며 “특히 회화의 구성력에서 절제된 단색을 통한 배경 연출과 섬세한 묘사를 통한 정중동(靜中動)의 조형미가 돋보였다”고 작품 평을 밝혔다.

강내균(남·1966년생·지체 장애) 화가는 “과분한 상을 받았다. 훌륭한 선배 작가님이 주시는 상이라 더욱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강내균 씨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1990년 불교 미술 대상을 수상했다. 부인은 도자기공예가, 딸은 조각가로 활동하는 미술 가족이다.

캐나다에 거주한 조각가 故 이원형 화백이 고국 장애 미술인의 창작 활동 활성화를 위해 2018년에 제정한 이원형어워드는 세계적 조각가인 선배가 후배를 지원하는 의미가 있는 상이다. 이원형어워드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200만원이 수여되고 E美지에 소개된다.

2022년 구상솟대문학상 당선작은 아래와 같다.

친밀한 타인

설미희

눈을 떴다
온 우주에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몸만 둥둥 떠 있다
유일하게 감각이 살아 있는
이 잔인한 귀도 눈을 뜬다

지금은
남의 손이 아니면
소변조차도 뽑아낼 수 없는 몸뚱아리

알람 소리에
감정 없는 기계적인 메마른 손길이
아랫도리에 관을 꽂는다

바우처 카드 720시간
늙은 여자가
친절하게 바코드를 찍는다

연명을 위해
얼마의 돈이 필요해서
소변 줄을 꽂아 주고 있을까

집 안 가득
소변 줄을 타고
아직 살아 있다는
존재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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