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고백에 화답을’, 김영배 지음, 좋은땅출판사, 196p, 1만3000원

좋은땅출판사가 ‘사랑 고백에 화답을’을 펴냈다.

‘사랑 고백에 화답을’은 김영배 저자가 2019년 가을부터 2020년 여름까지 작성했던 시들을 엮어 출간한 책이다. 살면서 꽃길을 걷는 시간보다 험한 산길이나 황량한 벌판을 마주하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자는 마른 풀이 누운 들에서 작은 꽃을 찾아내고, 거기에서 누군가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그 사랑에 화답하기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

“꽃길만 걸으세요”는 최근 흔히들 하는 덕담이다.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는 말인데, 이런 말이 있다는 것 자체가 현실의 어려움을 방증하는 것일 수 있다.

이 책에서 그려지는 삶은 이별, 부조리가 가시덤불을 드리우는 길로 보일 정도로 녹록지 않다. 먹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이 드러나듯 저자는 시련이 지나갈 날을 기다리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한다.

“그날이 언제입니까?/오리라 약속해놓고, 이다지도 더디 오시니/오시기는 오시는 겁니까?”(기다림)라는 울부짖음은 처절하다 못해 숙연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기나긴 기다림도 불의에 대한 분노도 삶을 부정하는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선과 사랑을 열렬히 갈망하는 기폭제가 된다.

저자의 의지는 이제 자신처럼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돼 길을 인도한다.

그는 “비록 혼자만의 작은 기쁨밖에 안 될지라도/저 하늘의 별처럼 빛나/머나먼 순례의 길 가는 데/작은 오솔길 되게 하소서”(혼자만의 기쁨)라고 소망한다.

가녀린 가을빛에도
돋아나는 너의 자태,
보는 이의 마음 설레라.

비록 마른 땅에 바짝 달라붙어
저 하늘과 가장 먼 곳에 있으나
땅을 밝히기에 손색이 없구나!

-‘늦가을에 핀 민들레’ 중

들길 걸으며 드넓은 평야를
바라보는 것이 여전히 좋다.
들꽃 만발한 세상을 꿈꾸며
저 하늘에 핀 사랑의 꽃을 잡으러
봄 길에 어쩌다 마주친 빛나던 꽃망울,
그 마음 하나 심는다.
 

저작권자 © 아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