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지음, 좋은땅출판사, 560쪽, 1만8000원

좋은땅 출판사가 ‘小說 베를린 아리랑’을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독일에서 수학하고 근무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보고 들은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 과정 그리고 분단된 조국을 떠나 이민의 삶을 택해야 했던 교민들의 인생 역정을 소설화해 쓴 글이다.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함께 피난한 영숙, 전쟁 중 궤멸되다시피 해 살아남기 위해 남쪽으로 온 병순. 그들은 또다시 살기 위해 독일로 떠나게 된다. 살기 위해 선택한 남한에서의 이방인의 삶, 신분도 외모도 이방인인 독일에서의 삶. 무엇이 그들을 이방인의 삶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는가.

강 하나만 건너면 만날 수 있는 가족을 독일을 통해 독일인이 돼서 만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 과정에서 북한에 약점을 잡혀 친북 활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군부 독재에 항거하다 스스로 친북 성향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머나먼 길을 떠나와서 신분까지 바꾸어 가족을 만나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다.

이데올로기, 사상, 체제. 이 모든 것들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국민들을 위해, 나라를 위한 것인가, 권력과 정권 유지를 위한 선동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소설의 종반부에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독일의 통일 과정을 상당 부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이것은 끊임없이 대화와 교류를 이어 오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서독의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판단과 협상력 그리고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낸 지도력은 부럽고 본받아야 할 일로 분단의 고통과 이산의 아픔이 아직도 진행 중인 이 땅에도 언젠가는 갑작스럽게 이런 날이 올 것에 대비하자는 마음가짐을 함께하고자 함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눈부신 성장에 가려져 있던 1980년대의 이방인들의 삶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小說 베를린 아리랑’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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