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소설로 재탄생한 소설 ‘5월 18일생’ 도서

스타북스는 자사가 출판한 송동윤 소설 ‘5월 18일생’이 50부작의 영상소설로 탄생한다고 26일 밝혔다.

‘나는 5월 18일에 태어났고, 아버지는 행방불명됐다.’로 시작되는 ‘5월 18일생’은 1980년 5월 18일에 태어난 여자와 그녀의 엄마, 그리고 공수부대원이 5·18로 인해 찢겨진 상처를 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다가 결국은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나 서로 소통하며 치유한다는 내용이다.

이 소설에는 민주주의를 향한 그들의 싸움과 희생이 담겨 있다. 또 5·18과 광화문광장 촛불을 관통하며 증오와 고통, 용서와 사랑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설의 저자 송동윤 감독이 영화 형식을 빌려 50부작 배우들이 열연하는 ‘영상소설’로 재구성해 12월 1일부터 유튜브송동윤tv에서 공개한다.

5.18 열흘을 직접 겪은 송동윤 감독은 5월 27일 도청이 함락되자, 그 후로 방황이 시작됐고, 살아남은 자로서의 좌절감으로 1987년 가을에 도피하듯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독일의 낯선 도시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공부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7년 만에 연극영화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에 여름에 귀국해 2년 동안 5.18과 관련된 시민운동을 하다가 그 한계를 깨달을 즈음 대학으로 갔다.

그는 10여 년 동안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영화 감독으로도 데뷔해 ‘바다위의 피아노’, ‘서울이 보이냐?’ 등 몇 편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가 있는 위치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강연과 기고, 출판 등을 통해 5.18 정신과 진실을 알리는 데 미력하나마 힘을 쏟아왔으며, 현재 우리 사회가 ‘영상의 힘’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최근에는 5.18 관련 소설 ‘5월 18일생’을 출판했고, 지금은 그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와 드라마, 영상소설을 제작하고 모든 정열을 쏟고 있다.

그럼 송동윤 감독의 많은 이야기 속에 그가 겪은 생생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1980년 5월 18일 2시 그는 금남로 한일은행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무장한 공수부대의 무자비한 진압에 영문도 모른 채 쫓겼다. 등 뒤로 신음과 비명이 들려왔다. 그는 혼이 나간 채로 도망치다가 셔터가 내려지고 있는 상점 안으로 몸을 날렸다. 뒤따라온 공수대원의 곤봉이 내 등을 후려쳤다. 동시에 상점의 셔터도 꽝하고 닫쳤다.

그는 상점 주인이 가리키는 안쪽의 마당을 지나 담을 넘고 또 넘어 재래식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 안에는 벌써 2명이 숨어있었고, 우리는 어두워질 때까지 쪼그리고 앉아 엄습하는 공포와 전율에 몸을 덜덜 떨면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5.18에 휩쓸려 들어갔다. 5월 21일이었다. 시위의 흐름을 바꾼 날이었다.

1시경, 도청 앞의 공수부대가 도청광장과 금남로에서 시위하는 수십만의 시민들을 향해 집단 발포를 했다. 그는 골목으로 도망가다가 옆에서 총을 맞고 쓰러져 죽어가는 청년을 보았다. 처절한 눈빛이었다. 대한민국에 대한 내 머릿속의 모든 것들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날 오후에 분노한 시민들이 무장을 했다. 시민군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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