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메슬러의 ‘Sunrise Sunset’
조엘 메슬러의 ‘Sunrise Sunset’

6월 28일(수)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되는 케이옥션 6월 경매에는 총 72점, 약 80억원어치의 국내외 근현대 작품이 출품된다.

300호 사이즈의 이우환의 ‘Dialogue’와 150호 작품 ‘조응’을 선두로 유영국의 120호 작품 ‘Work’, 박서보의 150호 ‘묘법 No. 88912’ 등 블루칩 작가들의 대작이 출품된다. 호암 미술관의 대규모 회고전으로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환기의 작품도 3점 출품되고, 얼마 전 개인전을 시작한 1세대 단색화의 거장 정상화의 프로타주 작품 ‘무제 78-P.11’도 매력적이다. 블루칩 거장의 작품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에디션 작품도 골고루 출품된다. 박서보의 ‘묘법 No. 10-20’, 이우환의 ‘무제’, 야요이 쿠사마의 ‘Fruit Basket (3)’, 요시토모 나라의 ‘Over the Rainbow’ 등이다.

한국 화단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위 활동을 펼쳤던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이강소, 이건용의 작품도 꾸준히 경매에 출품된다. 김구림의 ‘음양 8-S. 130’은 추정가 1500만원에서 3000만원, 이강소의 ‘From an Island-02021’은 6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그리고 이건용의 ‘The Method of Drawing’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의 추정가로 경매에 부쳐진다.

또 컬렉터의 공간 어디에나 수월하게 설치하고 소장할 수 있는, 국내 화단 주요 작가들의 30호(90.9 x 72.7cm) 이하의 작품들도 경매에 오른다. 윤형근의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 김창열의 ‘물방울 SN201401’, 박서보의 ‘묘법 No. 170319’, 이건용의 ‘The Method of Drawing’과 ‘The Method of Drawing 76-1-2010’, 이강소의 ‘무제-95052’ 등이다.

최근 미국 뉴욕의 록펠러센터 채널가든 광장에 세워진 6.5m의 숯조형물 ‘불로부터(Issu du feu)’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배의 작품도 시리즈 별로 다양하게 6점이 출품된다. ‘불로부터-46F’가 1억6000만원에서 4억원, ‘무제’가 8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붓질 4-56’이 6500만원에서 9000만의 추정가로 경매에 오른다.

해외 미술에서는 조엘 메슬러의 대형 작품 ‘Sunrise Sunset’이 4억원에서 7억원에 출품되고,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가 8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에, 패트릭 휴즈의 ‘Empty Fair’가 5000만원에서 1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또 치하루 시오타, 타니아 말모레호, 에가미 에츠 등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작품 세계로 애호가들의 인기를 꾸준히 얻고 있는 작품들도 선보인다.

경매 출품작은 6월 17일(토)부터 경매가 열리는 6월 28일(수)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오전 10시 30분 ~ 오후 6시 30분)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며,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이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또는 전화 응찰, 그리고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또 경매가 열리는 28일 당일은 회원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경매 참관이 가능하다.

◇ 주요 출품작

이번 경매 하이라이트는 이우환의 초대형 대작 ‘Dialogue’로 추정가 13억5000만원에서 20억원에 출품된다.

길이가 3m에 이르는 대형 작품은 캔버스 여백의 공간을 철학적으로 집약해 관람객을 현실과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이끈다. 이우환의 ‘Dialogue’ 속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캔버스와 관람자 그리고 공간의 대화는 더욱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무한한 시공간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박서보의 150호 대작 ‘묘법 No. 88912’는 한지의 재발견이라고 일컬어지는, 지그재그 묘법 시기의 작품이다. 이 시기 작가들이 주목하던 것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물성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초기 한지 드로잉에서 벗어나 한지라는 물성을 활용해 그 고유한 정서를 작품에 담아냈다. 이때 화면 속에 질서가 형성되는데, 선의 반복 행위와 그 결과로 얻어진 질료의 응어리들이 지그재그로 촘촘히 전개되는 것이 바로 출품작 ‘묘법 No. 88912’이다. 추정가 6억2000만원에서 12억원에 출품된다.

국내 화단의 대표적인 실험미술 작가로, 신체를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행하는 과정에서 형식을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해내는 이건용의 작품 중 일명 ‘하트 그림’이라는 애칭을 가진 ‘The Method of Drawing’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에, “실재가 과연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실재와 환영을 모두 기운생동 에너지에 녹여 화면에 풀어내고 있는 이강소의 ‘From an Island-02021’은 6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조엘 메슬러의 대작도 출품되는데, 2000년 LA에서 첫 전시를 한 뒤 지금까지 활발한 작업을 이어가며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푸른 식물과 짧은 문구 그리고 뱀 등이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를 탐구하게 한다. 익살스럽기도 하지만, 긴장감과 자기비판을 담고 있는 그의 작품 ‘Sunrise Sunset’의 추정가는 4억원에서 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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