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담장 - 최선혜 소설집, 최선혜 지음, 296쪽, 1만6000원
엄마의 담장 - 최선혜 소설집, 최선혜 지음, 296쪽, 1만6000원

세 여성의 아픔과 성장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집이 출간됐다.

북랩은 엄마보다는 여성으로, 여성보다는 인간으로 온전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세 명의 여성이 각자의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엄마의 담장’을 펴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들은 모두 저마다의 아픔이 있다. 집안의 불행, 스스로가 존재감 없다고 여기는 소외와 열등감, 엄마와 외할머니가 만든 틀에 옥죄는 현실 등 주인공들이 처한 어려움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도 하지만 쉬이 헤어 나올 수만은 없는 것들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주인공들은 부서진 마음을 사랑으로 치유하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찾으며, 냉엄한 삶을 살아내기 위해 뜨겁게 노력한다. 그 과정은 여성 해방이나 여권 신장 등 거창한 표어를 내세우며 소리 높인 투쟁보다는 엄격하고 기회가 적은 세상을 향해 스스로의 치열한 삶으로 항의하고 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저자는 이러한 세 여성의 모습을 사실적인 표현과 섬세한 서사를 통해 그려낸다. 저자의 문체를 따라 주인공들의 인생을 좇다 보면 그들이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어진다.

저자는 “인간은 누구나 자기 삶의 터전에서 쌓아 올린 아성이 있으나 정작 자신은 그 아성을 보지 못하고 산다”며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선 가장 먼저 자기 눈으로 ‘아성’의 실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더불어 사는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만의 담장을 경계하고, 남은 여정은 가까운 이들과 함께 각자의 보폭으로 자유롭게 걸어가는 길이기를 소망한다”며 출간 소감을 밝혔다.

저자는 서강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한국사(조선시대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한국학연구원 박사후과정을 이수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에서 강의와 연구를 이어갔으며, 2007년 ‘조선후기 지방사족과 국가’로 학술원 우수학술도서상을 수상했고, 2004년 ‘장희빈, 사극의 배반’을 펴냈다. 오랫동안 꿈꿔온 문학 글쓰기에 나서 2021년 에세이집 ‘슬픔도 미움도 아픔도 오후엔 갤거야’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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