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다올 지음, 좋은땅출판사, 160쪽, 1만3000원
권다올 지음, 좋은땅출판사, 160쪽, 1만3000원

좋은땅출판사가 ‘아빠의 중앙이발관’을 펴냈다.

이 책은 권다올 저자의 소설이다. 2018년 어느 겨울, 화자가 아버지의 시한부 소식을 듣는 것을 기점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시한부 소식에 가족들은 복잡한 마음으로 일상을 보낸다. 그런 가족들의 마음을 알아챈 것일까. 아버지는 “살 만큼 산 거 같다”(25페이지)면서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도리어 가족들을 다독인다. 하지만 가족들 또한 아버지의 회복 가능성을 놓지 않는다. 그렇게 이들은 서로를 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이별을 준비한다.

그 과정에서 화자는 틈틈이 아버지에 대해 회상한다.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화자 자신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등 오롯이 아버지에 의한, 아버지를 위한 한 편의 글쓰기를 완성해낸다.

소설의 특징은 다양하겠지만, 그중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허구성’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의 부재’라고는 할 수 없다. 때때로 소설은 ‘이야기적 재미’를 넘어서 허구라는 방식을 통해 진실에 닿으려는 시도가 되기도 한다.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허구이기에 가능한 다각도의 시선으로 천천히 고백하는 것, 이 또한 소설의 역할이 될 수 있다.

“글을 써서 좋은 점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시간을 거스를 수 있고, 지나간 사람을 내 마음대로 언제든 떠올릴 수 있다.”(29페이지)

이것이 화자만의 애도라면, 화자에게 ‘기록’이란 ‘언제든 아빠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세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이 책은 경험을 각색해 허구적 이야기로 기록한 것을 넘어 아빠에 대한 기억을 언제든지 받아들이며 살아가겠다는 성찰과도 같다.

‘아빠의 중앙이발관’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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